새싹에서 열매까지의 변화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평소 관심 있는 것들을 그려보았다.
꽃 이름도 어렵지만 나무이름도 생소하고, 어려운 이름들이 많아서 친숙한 이름들이 나오면 반가워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자작나무 열매 조각, 양버즘나무 씨앗, 구상나무 부서진 솔방울, 은행나무 암꽃, 백목련 씨앗, 호랑가시나무 잎
단풍나무 씨앗, 왕벚나무 열매(버찌), 튤림나무 열매, 모란 열매, 복숭아나무 씨앗, 느릅나무 열매, 등칡 씨앗
백 목력 작은 잎눈, 아카시아 열매와 씨앗, 히어리 어린 열매, 개나리(홑잎), 매실나무 씨앗, 산딸기(갈래 잎)
자작나무 암꽃 송이와 수꽃 송이, 산딸나무 열매, 튤립나무 겨울눈, 화양목(마주나기), 은행나무(어긋나기)
탱자나무(겹입) - 세 겹잎, 사철나무 열매 속 씨앗
할머니와 부모님께선 동네에서 처음으로 고추모종을 키워서 동네 사람들이나 인근 가까운 동네에 그 묘종을 파시는 일을 하셨었는데 그 비닐하우스 안에서 맡았던 내음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예닐곱 살 즘 됐을 텐데 비닐하우스 안에 양쪽으로 나뉘어 작은 비닐하우스를 더 만들고 그 안에 모종을 넣고 하루에 물을 여러 번 주시는 걸 봤는데 재밌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후다닥 보고 나왔다 들어가길 수차례 했던 것 같다.
할머니는 욕심이 아주 많으셨던 분으로 집을 포함한 모든 영토에 과실나무를 종류별로 심으셨고, 조금이라도 땅이 보일라치면 고들빼기와 딸기와 부추와 채소들로 흙의 존재를 없애버리셨다. 돌아가실 때 저것들 아까워서 어째 눈을 감으셨는지.. 그래도 할머니 덕분에 살구, 홍시, 앵도, 딸기를 사계절 내내 먹었으며 겨울이면 고구마를 삶아 대나무 채반에 말려서 말랭이도 해주셨는데 하얗게 혹은 파랗게 곰팡이가 핀 부분을 도려내시고 손주들 손에 쥐어주곤 하셨다.
우리 집엔 그 때 할머니가 만드신 대나무 채반이 하나 있다. 시중에 좋은 채반들도 많은데 볼 때마다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서 앞으로도 계속 갖고 있을 예정이다. 내가 갓 태어났을 때 눈도 일주일만에 뜨고, 콧대도 없이 콧구멍만 있어서 엄마와 할머니가 우리 집안엔 이런 아이 없다며 서로 부정하셨다고 한다. 난 할머니와도 닮았고, 엄마랑도 닮았어요! 이제 부정 그만! ^^
큰아이가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
처음엔 밑바탕이 그려져 있고 아이가 꾸몄나 생각이 들어서 자세히 보니 큰아이가 다 그렸다고 한다.
우리집엔 선인장이 없는데 어찌 저리 표현을 잘했을까?
퇴근 후 집에 온 남편에게 보여주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그래. 보통 열 살 아이가 그린 거야 라고 말했다.
분명히 놀랬는데 눈과 입은 따로 반응하고 있으니 어찌나 우스운지.
봄꽃들이 예뻐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니 아이가 영감을 많이 받나 보다.
여린 나무에 여린 꽃들과 이파리까지 ^^
엄마 취향을 어찌 알고 이리 여리게 이쁘게도 그렸는지.
아빠는 고양이가 담을 넘으려고 그런 거야?
나와 큰아이는 꽃 보고 있는 거야.라고 대답해줌 ㅎㅎ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게 그림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동네 고양이들도 봄을 제대로 탔나 햇볕 잘 드는 곳에 다 드러누워 봄바람과 살랑바람을 연신 맡으며
싱그러운 봄날을 연신 만끽하고 있음에 큰아이가 잘 기억했다가 그렸나 보다.
누나 그림에 뱀과 사과 폭탄을 그린 작은 아이.
어느 만화에서 봤다고 한다. 커다란 사과폭탄 ^^
엄마는 커다란 사과 씨앗인 줄 알았네!
노란 개나리들 보이면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잎 관찰할 거예요' 하며 온갖 꽃들 들여여다 보고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던 아이가 수북하게 쌓인 개나리와 집을 멋들어지게 그렸다.
옆동네에 볼 일 보러 가신 아빠가 언제 즘 오시나 엄마와 난 비포장도로(흙이 깔린)에 서서 기대리고 있었다.
덥지고 춥지도 않고 딱 요맘때 같던 봄날 어느 날. 바람이 살짝 불어와 흙먼지가 가벼이 흩날리고 있었는데 엄마와 단둘이 있다는 게 좋았던 모양이다. 엄마와 서 있던 그 시골길은 눈을 감으면 또렷이 그려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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