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그리고 2차 저녁식사
몇 년 동안 한 해 마무리를 같이 하던 이웃이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각자 집에서 조촐하게 하기로 하였다. 남편은 해장국이 먹고 싶다며 선지 들어간 해장국 하나(내 거), 선지 안 들어간 해장국 하나(신랑거), 내장탕 하나(우리 거)를 포장해왔다. 일회용 그릇이 아닌 플라스틱 그릇을 천원씩 주고 포장했으니 정말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회 먹고 싶다는 마누라의 의견도 기꺼이 들어주고. 남편이 해장국을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파 기름 내어 고춧가루 넣어 고춧기름도 만들었는데 난 해장국 누린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남편은 아이들 먹을 양고기 누린내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해장국은 맛과 향이 달라서 어 맛있네 하고 먹었는데 남편은 점심에 먹은 햄버거의 쳇기가 안 내려갔는지 회는 내가 상추에 싸준 한 점만 먹고 매실진액 한포 원샷했는데 그래도 컨디션이 안 좋았던지 1차 저녁식사를 급하게 종료하고 말았다. 올해 마지막 날이라 두런두런 얘기하며 천천히 먹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