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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안녕 오리! 치즈!(일광욕 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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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바라보는 오리

 

 

이 길을 오가며 몇 번이나 지나쳤던 강을 바라보는 오리는 어제 내 눈에 띄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올라오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게 보이는 녹슬음은 겨울의 운치와 잘 조화되어 차가워 보이지만 그 매력에 심취하여 여러 각도로 찍었는데 이 사진이 제일 나은 듯하다.

안녕 오리!

 

안녕 치즈!

 

 

이 길을 따라가면 큰 은행나무가 보이는데 임신을 한 듯한 고양이의 다가옴에 아이들은 가져간 약과 조금만 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손톱만큼 잘라주니 아이들은 다정한 목소리로 고양이를 부르며 이거 먹어 하며 바위에 올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 손을 타서 그런가 도망도 안 가고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고양이가 살아가고자 택한 방법이 그 환경에서는 최선이었겠구나 생각하며. 안녕 치즈!(아이들이 붙인 이름)

 

 

 

 

나무에 붙은 팻말을 보았는데 이름이 전혀 기억나질 않는 이 나무. (기억력 어쩔;;)

자작나무 열매 보려고 하늘을 올려다보다 바로 옆 나무를 보게 되었는데 커다란 안개꽃이 있다면 이런 걸까 하며 감탄하고 아이들의 부름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열심히 찍어대기 바빴다. 엄마도 힐링이란 걸 좀 하자 아이들아! 

만개한 꽃도 예쁘지만 시들어버린 꽃 또한 얼마나 이쁜지. 피고 지는 것에 예쁨의 순위를 매길 순 없지만 크기가 작든 크든 한 생명 다하고 지는 꽃들이야말로 여리지만 강하게 버텨낸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시든 꽃도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올해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건물 1층에 도자기 공방이 있었는데 공방 사장님이 건물 옆으로 작은 화단을 만드셔서 수국, 장미, 허브 등을 심으셨다. 겨울이면 비닐을 씌워서 추위를 막아주었고, 봄이면 한 그루씩 뽑아 들고 뿌리에 있는 벌레를 다 잡아서 심으실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셔서 우리는 오고 가며 꽃들의 인사에 절로 흥이 나고, 잎사귀의 작은 아기 애벌레들의 꿈틀거림에 재잘재잘 대곤 했었다.

부득이하게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셔서 가끔 추위에도 버텨내는 꽃들, 눈이 소복이 쌓인 꽃들, 시들어버린 꽃들까지 사진을 찍어 보내 드리면 그 화단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잘 살아있나 궁금하다는 답변으로 화단의 식물들을 그리워하시는 게 느껴진다. 지금은 공방에 다른 분이 들어오셨는데 출근도 자유자재로 하시고, 화단에는 영 신경을 쓰시지 않는 게 눈에 보인다. 사람마다 관심사는 다르니까. 다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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