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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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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에 동네에서 가까운 산에 온 가족이 등산을 다녀왔다. 나름 집에서 운동도 하고, 동네 산책으로 몸이 가벼워져서 등산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일까? 올라갈 땐 몰랐는데 내려올 때 내 다리는 나의 체중을 감당하기에 너무 약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산 후 편의점에서 간식을 고르는데 생천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 왼쪽 무릎에서 느껴졌다. 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할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고,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는데 문제는 다음날도 온 가족이 걷는다고 따라나섰다가 오른쪽 무릎의 두배로 부어서 절뚝거리며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찜질해서 붓기 가라 앉히고, 한의원에 가서 침 맞았는데 다시 부어서 정형외과에 갔다. 엑스레이상에도 아무 이상이 없어 관절액을 뽑으시더니 피가 섞이지 않아 괜찮다고 약만 처방받고 돌아왔다. 무릎 위주로 운동도 하고, 약도 챙겨 먹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었고, 자유롭게 나가질 못하니 답답함에 원인이라도 제대로 알고 싶어서 관절 전문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는데 연골이 까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건 재생이 안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관절 주사 3회 맞고, 관절약도(젊은 나이라 약 복용하면서도 속상함이 후드득 ㅜ) 챙겨 먹었더니 근 7개월 넘어서 완벽히는 아니지만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가 있게 되었다. 

일단 원인으로 두 가지를 요약할 수 있는데 하나는 어릴 때 부모님 도와드린다고 관절을 많이 써버린 것과, 두 번째는 음주가무로 인하여 불어난 체중이다. 후자 쪽에 무게를 더 두는 건 1~2킬로 빠지면 무릎이 하나도 안 아팠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면 무릎이 보내는 신호가 아주 반갑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마흔 살이 되면 허리나 이 둘 중에 하나 나간다고 들었는데 난 무릎이 나가고, 그렇게 반년 넘게 고생을 하고 나니 무리한 운동은 잘 안 하게 되고, 머리만 상쾌해질 정도로 산보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매년 매달 매일 컨디션이 다 다르다.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반갑게 들으라는 글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작년에 확실히 들어서 내 몸 소중하게 생각하고, 나대지 않고, 오지랖을 가끔 떨지만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난 말 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으로서 지난날을 후회하거나 상대방을 책망하진 않는다. 다 내 몸이 한 행동들인데 자책해서 무엇하랴. 배추 대마왕님이 말씀하셨지. 손은 눈보다 빠르다고!  경험해보고 나서 내가 힘들어지면 안 하면 그만이다. 

 

작년 등산할 때 먹은 오이, 복음밥, 꽈배기, 닭다리, 치즈스틱 -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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