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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물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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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미에서 - 귀염둥이 아들

 

여긴 물미라는 작은 동네인데 남편이 직장 동료분들과 자주 낚시를 하러 가는 곳이었다. 남편이 그분들과 몇 번 다니다가 가족과 함께 움직이자고 해서 작년에 여러 번 다녀왔었다. 구비구비 구부러진 산길을 타고 올라가면 작은 동네가 나오고 큰 강물 쪽에선 수상스키 가게가 있고 우린 그 강물이 안쪽으로 드나드는 곳에서 놀곤 했다. 

이 날은 모내기가 끝난 어느 날이었는데 아이가 더웠는지 윗옷을 벗어던지고 물에 빠질세라 양팔로 균형을 잡으며 논두렁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모내기하기 전에 로터리를 쳐 놨는데 작은 웅덩이에 새까맣게 모여 줄어드는 물을 아쉬워하는 올챙이들과 모기유충들을 보며 아이들이 저 강물에 있는 물 퍼다 주자며 안타까워했던 기억도 난다. 황소개구리도 보았고, 향어도 보았고 빈번하게 보았던 베스 블루길도 엄청 많았던 물미. 가족과 몇 번 가니 남편은 다시 직장 동료분들과 가기 시작했다. 왜 그런 거야? ^^ 아이들이 낚시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낚싯대 채비며 미끼 다는 것까지 남편이 봐주면 정작 자기가 할 시간이 없음을 나도 알기에 아이들 데리고 작은 동네 한 바퀴 걷다 오곤 하는데 아마도 수다쟁이 둘째에게 지쳤던 게 분명하다.(글을 쓰는데 둘째가 옆에서 보고 있지만 둘째는 한글을 모른다.ㅋ)

 

붕어 잡는 곳은 따로 돈을 받았고, 우리처럼 베스나 블루길을 잡는 사람들은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낚시를 하곤 했는데 잡으면 놓아주는 우리와는 달리 강기슭이나 공간이 있으면 거기로 버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생선 썩은 냄새가 얼마나 고약한지 그 사람들은 알까? 아이들과 오는 사람들은 그늘막을 치고 아이들이 쉴 수 있을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고약한 생선 썩은 냄새에 미간을 찌푸리는 날도 여러번 있었다. 못된 사람들; 베스가 외래 어종이라 잡아서 보복을 하는 건 좋은데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에 버리는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렁이 끼는 건 일도 아님!

 

집념이 강한 딸램

 

한번 다녀오면 짐이 어마한데 아이들에게 추억거리 하나 남겨줘서 보람차고 훗날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우린 또 한번 다녀오길 잘했다 생각되곤 한다. 돈을 들여 많은 경험을 해 주진 못하지만 동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함으로써 아이들이 안정감을 갖는 게 눈에 보이니 그걸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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