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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평온한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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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의 요란한 신학기 적응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3월 말부터 총 7회 울고 왔는데 이번 주까지 3주째 울지 않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담임선생님과 전화상담, 면담까지 해가면서 이 총체적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문서화라 생각하고 폰에 있는 노트에 작성하다가 나중엔 엑셀 작업까지 해서 우리 아이를 지켜낼 근거자료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었다.

여하튼 지금은 울지 않고 다니고 있으며, 등교거부는 입학하고나서부터 단 한 번도 얘기를 하지 않은 터라 우는 비중이 많은 만들기 시간에 연습을 해가는 방법, 코로나로 인해 짧아진 쉬는 시간외에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는 순서 알려주기, 등교 전 하루 수업내용 알려주기, 선생님께 과장된 표현 말고 진실을 알려달라는 요구사항을 전하고 지켜보고 있다.

 

어제는 아이들 안과를 다녀왔다.

큰아이는 6개월에 한 번, 작은아이는 3개월에 한 번인데 어젠 큰아이와 작은아이와 같은 진료일이라 집에서 30여분 걸리는 병원으로 향했다. 분명히 점심때 동네 엄마와 밥을 먹고 진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 대기하는데 카페인이 다 날아가버렸다. ㅜ.ㅜ 어쩜 그리 허망하게 날아가버리는지..

큰아이는 안경 교체가 있었고, 작은 아이는 3개월 후 진료 보고 별 이상 없으면 6개월로 늘리자는 희망적인 얘기를 들으며 안경을 바꾸러 구리로 향했다. 큰아이는 오른쪽, 작은 아이는 왼쪽이 안 좋아서 둘 다 가림 치료를 했는데 작은 아이 눈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망막검사까지 하고 가림 치료만 4년을 했었다. 누나는 1년여즘 했는데(2시간 정도) 같이 해서 그렇지 처음엔 4시간을 했는데 4살 아이가 그 오랜 시간을 한다는 건 정말 가혹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4시간 - 3시간 - 2시간 - 1시간 반 - 1시간으로 내려왔다가 나빠져서 다시 1시간 반 - 1시간으로 해서 기나긴 치료가 끝났다. 의사 선생님께서 치료 여부를 100%에서 물어보시면 거의 99%를 채워서 했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 않고 가림 치료를 졸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대견한 아이들!

안경 교체를 하러 가기 전에 아이들 비염도 확인하고, 작은 아이 입안에 구내염처럼 하얗게 염증이 생겨서 확인차 갔더니 양치하면서 생긴 상처라며 비염약과 스프레이만 처방받고, 안경 렌즈 접수하고 합기도 시간에 맞춰 열심히 집으로 달렸다. 나의 피로감은 운전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등교할 때만 잠깐씩 해서 어제처럼 운전을 많이 한 날에는 너무나 피곤해서 운전도 해 버릇해야 덜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학원에 들여보내 놓고 집에 돌아오니 머리가 띵 하니 아파오기 시작했다. 한 시간도 훌쩍 흘러 아이들이 금방 돌아왔다. 아 속절없는 시간이여 ㅎㅎ 평일날 라면은 절대 주고 싶지 않지만 어젠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얘기하고 라면에 밥 말아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9시 넘어가니 피로감이 극에 달해 11시 넘어서 퇴근한 신랑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엔 못 일어나서 출근하는 신랑 얼굴도 보지 못했다. 오전 내내 반건조 오징어처럼 널브러져 있다가 큰아이와 카페에 들러 샷 추가한 아이스 아메리카 한잔 마시며 생오징어로 변하는 과정에 헛웃음만 나고 운동만이 살 길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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