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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나무 키우기/요리 방망이

밤아 밤아 다 익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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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생태공원에 밤 세 그루가 있다. 

밤이 떨어지기 시작되면 어르신들은 밤나무 밑을 서성이시며 어린이가 줍는데도 경쟁이라고 하시는 양 양보는 하나도 없이 줍기에 바쁘시다. 우리도 작년에 밤나무 밑에서 몇 날 며칠을 주운 양이다.  친정부모님께서도 일하시다가 산속에 밤 주으러 가시면 주워도 주워도 욕심이 난다는 말씀이 이젠 이해가 간다.

탱글탱글 잘 익은 밤들이 아이들 손에 한가득 담겼다.

딱 이정도 사이즈의 밤이 단맛도 일품이며 전생에 다람쥐였나 의심이 들 정도로 먹어대곤 한다. ㅎㅎ

 

 

그런데 올핸 일찍 떨어지는 밤송이들 상태가 퍽 안 좋아 보였다.

나무에 매달린 밤송이들 상태도 썩 좋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와중에 다른 산책로에서 아기 밤나무 세 그루를 발견하였다. 지난주에 남편이 막대기를 던져 몇 개 땄는데 겉피, 외피를 다 벗기고 먹는 밤의 맛이란 *^^*

 

우리 아이들이 오빠네 조카들과는 다르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에게 낯을 가려 서운하신 마음을 표출하신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와서 안기질 않는다고, 안아주면 울기 일수.. 

그러던 어느 날 외가 모임이 있어 펜션을 잡고 저녁식사 전에 엄마가 밤을 삶아 오셨다며 상에 놓으셨는데 조카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우리 아이들만 다람쥐처럼 숟가락 쥐고 파 먹으니 몇 년 동안 안기지 않아 서운하신 마음이 사르륵 녹아 없어지셨다. 밤이 큰 일을 해냈다. 야호!

지금은 외가에 언제 가냐며 중얼중얼. 아이들은 늦게까지 티브이 보고, 아침 일찍 일어나 티비 보는 게 제일 좋은가보다. 

 

 

올핸 작년보다 밤을 덜 먹을 것 같다.

오늘 보니 새로운 밤나무 밑에서 젊은 아저씨도 막대기 던져 밤송이를 맞추고 있었다.

어제 밤에 밤 따러 가자던 남편 말을 들을 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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