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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나무 키우기/재미있는 놀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자작나무 씨앗이 회오리 감자튀김 모양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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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부츠 두 켤레를 마다하고 운동화를 꺼내서 신기 시작하였다. 뒤에서 지켜보던 난 평소와는 다르게 아이가 다 신을 때까지 지켜봐 주고 있었다. 외출하려고 현관문 앞에만 서면 왜 더 다급해지는지 모르겠다.(그러고 보니 다급함이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린 듯하네;) 불편한 운동화는 안 신으려고 했었기에 오늘도 짜증을 내버리면 저 운동화는 다시는 안신을 거란 걸 알기에 심호흡을 하면서 기다려줬다. 덕분에 저 불편한 운동화는 몇 달만에 햇빛도 쬐고, 눈 위를 뽀드득 밟았으며 얼음 위에 슬라이딩까지 하기도 했다. 잔디밭에 멍멍이 응아를 열심히 피하면서.

 

 

 

 

동생을 기다리면서 햇빛 드는 산책로를 거니는데 나무들을 관찰하다가 자작나무를 발견하였다. 아직은 청소년처럼 보이는 자작나무에 번식 못한 씨앗들과 번식하다 지친 씨앗들이 매달려 있었다. 자작나무 열매는 처음 보는 거라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이건 회오리 감자튀김 모양이 아니던가? 공원에서 빵 터져서 정말 아줌마처럼 웃어댔다. ^---^ 바람이 불면 회오리처럼 돌아가면서 씨앗들이 날아가는 번식 형태를 취했는데 식물들이 이렇게 머리가 좋다.

식물들의 번식형태로는 바람, 불, 배설물, 기생 등이 있다. 개미의 개체수가 많은 것은 천적이 많아서 그렇듯이 번식이 쉬운 식물들은 대체적으로 씨앗이 가볍거나 수가 많다. 그렇지 못한 식물들은 딱딱한 껍질에 하나의 씨앗이 든 경우인데 예를 들면 은행처럼. 집 근처 공원으로 가는 길에 부들이 많이 자라나서 갈대나 억새들이 번식할 때 같이 하겠거니 했는데 이 녀석들은 강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2~1월 사이에 본격적으로 번식을 하고 있다. 핫도그와 모양이 비슷해서 아이들에게 핫도그가 빵 터졌어 하고 알려주는데 부들의 씨앗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아서 이게 눈인지 씨앗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는 걸 종종 보곤 했다. 바람이 많이 불 땐 강 건너 공원까지 충분히 날아갈 수도 있음을 짐작케 했다.

눈처럼 내리는 씨앗이 또 있다. 봄에 주로 번식을 하는데 그 나무 이름은 잘 모르겠다. 강가 옆에 있는 청록색 보리밭에 물결이 보드랍게 치면 그 위로 하얗게 눈 내리듯 나풀거리며 날아다니는데 그 광경은 정말 나만 보고 싶을 정도로 찬란하도록 아름다웠다. 이 씨앗 때문에 운전할 때 환기도 어려울 정도이지만 아름다우니까 용서해줄게!

 

작년부터인가 자연이 본격적으로 예뻐 보여서 꽃을 안 좋아하는 내가 꽃 사진을 찍고, 4계절 내내 피고 지는 풀, 꽃, 나뭇잎들의 변화, 하늘과 강물과 들판의 어우러짐을 부지런히 찍고 또 찍고 있다. 하루에 예쁘다를 열 번도 넘게 하는 날이 수두룩한데 작물들의 새싹 보며 이쁘다 하신 부모님의 말씀을 이제 이해하는 걸 보니 우리 아이들도 내가 예쁘다 하면 시큰둥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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