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포근한 날씨에 오리털 잠바는 좀 오버인 것 같아서 옷 여러 개 껴 입고 공원 갔다가 작은 옷산을 만든 우리 ^^ 햇살도 따스하니 너무 반가웠고, 멀리 보이는 산마저도 가슴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내 큰 숨을 더 다디달게 만들었다. 아이들과 멀리멀리 떨어져 걸으며 엄마 소리는 피해보려 노력했지만 자전거 열댓 바퀴 타고 체력 고갈된 채 엄마 엄마 지지배배 부르기 시작하였다. 키다리 아저씨 된다 이리 와봐~~ 하며 자세 고쳐가며 간신히 건진 컷 ^^
곰 세 마리 배가 아주 통통하구나!
어릴 땐 키 크고 싶어서 횡당보도의 하얀 선만 성큼성큼 밟고 다니곤 했는데 다 커도 161 ㅋ
아이들과 산책하다가 멋진 그루터기를 발견했다.
아무런 치장도 하지 않고 자연이 꾸며준 순수함을 한껏 머금은 채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이렇게 되기까지 사람도 고양이도 새들도 앉아 쉬어 갔을 테지. 쾌쾌 묵은 나이테의 갈라짐 속에 새초롬한 이끼들이 향연이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도란도란 나이테 세어가며 녹록지 않았을 이 나무에 대한 감사함을 전해주는 시간이었다.
긴 나무 그림자 옆에 나뭇가지로 그림을 그리고 잎사귀 주어다 꾸며주니 얼음에 신경이 간 아이들은 어서 가자며 재촉하고 엄마 그림자 보여서 잘 안 찍힌다 하니 큰아이가 나무기둥에 자기 몸 숨긴 채 찰칵! 저기 위까지 꾸몄으면 참 근사 했을 텐데 운동하고 온 아이들의 컨디션은 내 생각과는 정 반대였나 보다. 언젠간 완성되어지는 날이 오겠지.
다이소에서 아이들 그림 넣으려고 파일첩 하나씩 사줬는데 작은 아이가 오자마자 파일첩에 넣을 그림을 쓱쓱싹싹 그리더니 한글까지 ㅜ.ㅜ 일취월장하는구나 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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