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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나무 키우기/재미있는 놀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다이아몬드 채집부터 애벌레 채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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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이들이 옹골차게 보낸 하루의 일정

카페 놀이-두더지 땅굴파기-다이아몬드 채집하기-동네 한 바퀴 걷기-시 쓰기-나무속 애벌레 찾기-샘샘 피자(보드게임)

남편은 직원분들과 동네에서 숯불에 고기 구워 먹으면서 회의한다길래(큰아이가 고기 싸오라며^^;;) 아주 오랜만에 하루 앤 소쿠에서 점심을 포장해와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외출을 하였다. 기본 2~3시간은 걷다 들어오는 거라 물, 커피 간식을 든든하게 챙겨 나갔다. 눈이 녹아 흙길은 질척해져 있었고, 아이들은 킥보드를 들고나가서 부츠며 바지에 황토 물감칠을 수시로 하고 있었다. 

 

매서운 강바람을 맞고 있는 두꺼운 나무껍질을 만지다 위를 쳐다보니 이런 멋짐이!

 

다이아몬드 채집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왕큰 다이아몬드

아이들과 마음껏 얼음 다이아몬드도 캐고, 셋 다 실제로 보지 못한 두더지의 흔적이라도 찾아볼 심산으로 땅을 열심히 파보았는데 구멍을 발견하여 얼마나 깊은지 나뭇가지를 넣어보고 그 길이에 감탄사를 연발하곤 했다. 이건 내가 더 신나서 두더지가 열심히 파 놓은 보드라운 흙을 연신 긁어내었다.

말굽 같은 게 띄엄띄엄 보이니 딸아이가 몬스터 있다며 어서 가자고 해서 대낮에 사람 많을 때는 안 나와 안심시키고 조금 걸어가 보니 고라니 발자국 같은 게 보였다. 올 가을엔 공원에 있는 밤 조금만 줍고, 조금 더 주워서 나무 구석구석 숨겨 놓아야겠다. 내가 안 가져간다고 동네 사람들이 안 가져갈 리 만무하니. 동물들이 먹어야 할 도토리, 밤 같은 걸 사람들이 죄다 주워가니 먹을 게 없어져서 산에서 자꾸 내려온다고 한다. 

 

딸내미 : 엄마 몬스터가 있나봐 빨리 가자!

 

두더지 구멍을 파는 아이들

 

큼직한 나무. 무엇이 나올까?

작은 아이가 큼직한 나무를 하나 가져가고 싶다고 해서 이걸 들고 동네 한 바퀴를 거닐었다. 비를 맞아 제법 묵직했는데 아이들이 원하는 애벌레가 나와 주길 바라며 드라이버와 송곳으로 천천히 뜯어보았다.

이미 나무를 갉아먹고 배설물만 가득한 채 허탈함만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애벌레 비슷한 거 한 마리를 발견하고, 뜯긴 나무 사이로 개미 한 마리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동면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깨운 것을 나중에야 알아챘다. 큰아이도 해보겠다며 장갑 끼고 송곳으로 나무를 뜯어 내다가 갑자기 으악 하면서 장갑과 송곳과 나무를 빛의 속도로 내던지며 벌떡 일어나는 게 아닌가? 와 개미들이 단체로 나무 중앙 자리에서 동면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땅속에서만 할 줄 알았던 동면을 나무속에서 하다니.. 동면하고 있길 다행이지 여름철 개미였더라면 우드드 나돌아 다닐 판이었다.

큰아이의 속도와 버금가게 나도 아주 빠르게 샤샥 샤샤삭 나무 한데 모아서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다음엔 공구를 가지고 가서 공원에서 하기로 하였다. 작은 아이가 엄마 이거 하니까 스트레스 풀리냐고 귀여운 질문도 하고 아이들 시선에 맞춰 놀아주니 행복은 뿜 뿜 한데 난 왜 자꾸 피곤해지는지 하하

 

애벌레 같은 거 한마리, 경비경인 듯한 개미 한마리

 

동면중인 개미들

 

큰아이가 시를 쓰고 그림도 그리자고 하여 피로 좀 사라지고 나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약간의 내리막길에서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게 너무 예뻐서 쓴 내 시는 큰아이의 서정적인 시에 작은 아이처럼 그림이나 그릴 걸 하다가 그림도 안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빠른 포기는 정신건강에 매우 좋습니다.

 

시 쓰고, 그림도 그리자는 큰아이의 의견에 모두 동참하기.

 

정자 - 큰아이

나는요.

저기 저 어딘가에

혼자 앉아 있어요.

내 이름은 정자.

 

나는요.

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나무랑, 잎사귀랑, 노루랑,

가끔 노루가 내 위에

누워 있죠.

 

나는요.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어요.

노랑, 주황, 다홍,

 

나는요.

저기 저 어딘가에

나무랑, 잎사귀, 노루와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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