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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나무 키우기/그림 그리기

[저학년 그림] 수채화 드로잉, 색칠 연습 / 너의 손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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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책을 다녀오면서 다이소에 들렀는데 아이들에게 2,000원씩 살 기회를 주었다. 무수히 많은 상품에 결정을 못하겠는지 큰아이는 작은 팔레트 하나 사고, 작은 아이는 스티커 붙이는 걸 샀다. 천 원씩 사서 나머지 천원은 달력에 적어 놓는 센스를 발휘하는 철두철미한  큰아이.  다이소에 가는 이유는 산책할 때 징징거림을 덜 듣기 위함이고, 적은 비용으로 셋 다 만족할 수 있어서 그렇고, 다이소를 경유하고 산책을 다녀오면 30분 할 산책을 1시간 넘게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주 멀리 위치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몇 주전에 본 수채화 기본 영상을 지겹다는 듯 보길래 재미없나 보다 하고 1박 2일 틀어줬었는데 슥슥 삭삭 그리더니 아름다운 제목과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서 내게 보여주는 딸내미. 진심이 담긴 감탄사가 나와버리고 말았다.  와! 어떤 말이 필요할까?  그림 설명을 듣고 싶어 물었는데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줄 뿐 구체적인 얘기는 해주질 않는다. 어리니까 표현이 서투른 거겠지. ^^

어릴 땐 그림 잘 그리는 사람과 피아노 잘 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웠다. 피아노에 대한 갈망은 직장인이 되어서도 풀리지 않아 둘째 동생의 소개로 퇴근 후 어느 교회에 가서 1시간여즘 배우고를 몇 번 하다가 집 - 회사 - 교회의 거리가 멀기도 하고 진전이 보여야 할 속도가 전혀 보이지 않음에 그만둔 걸로 기억이 난다. 몇 년이 흐르고 아이들에게 손이 덜 갈 때 즈음 뭔가를 배우고 싶은 갈망이 생겨 집 앞 교회에서 플루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론 공부도 시작하고, 연습을 하면 할수록 고운 음이 나고 내가 들어도 퍽 아름다웠기에 재미있게 배웠었다.

자잘한 이유들로 하여금 중간에 그만둘까 하다가 유종의 미는 거뒀으면 좋겠다는 남편의 조언에 1년을 꽉 채우고, 연주회 2번 하고, 뭔가를 해냈다는 자신감을 안고 그만두었을 때 1년 동안 악기만 배운 게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불화, 해결, 배려, 협력 등 많은 걸 배웠던 것 같다.  실수한 부분도 많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30대 후반이었는데도 철이 덜 들었구나 생각할 정도였으니. 

 

 

큰아이가 수채화 물감에 물을 섞어 명암 주는 연습을 했던 모양이다. 영상에서 봤던 대로 기억해내며 연습하고 있다는 게 왜 이렇게 귀여운지 ^^ 예전엔 학원에 가야만 배울 수 있던 모든 분야들이 이젠 집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음에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리성에 박수 짝짝짝. 그래도 이론 실기 모두 기초부터 탄탄히 해야 오롯이 내 것이 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아이들과 놀아줄 때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놀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며칠 전에 20여 개 정도 되는 계단을 가위바위보로 해서 다섯 칸씩 오르자는 작은아이 말에 큰아이는 얼음 깬다며 안 하고, 나와 몇 판 하더니 계속 지니까 안 한다고 하길래 테너 톤으로 끝까지 하는 거야 했더니 결국엔 작은아이가 이겨서 게임이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이 계단 게임은 나와 남편이 아이들 컨디션 봐가면서 하는데 평균적으로 작은 아이가 짜증을 많이 내는 편이어서 어떠한 게임을 하자고 했을 때 우린 끝까지 하는 편이다.

아이들의 짜증을 세 번까지는 봐주는데 그 이상 넘어가면 우린 바로 컴백홈 한다. 아주 이상적인 방법임이 분명하다. (밥 먹다 짜증내면 식판 치우는 것처럼) 1년에 5번 미만으로 꾸준히 컴백홈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횟수가 줄어들고 있으니 아이들도 느끼는 게 많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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