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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나무 키우기/재미있는 놀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애벌레의 놀라운 변장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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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에 아이들과 산책을 하다가 나뭇잎의 일정한 패턴에 의아해서 계속 쳐다보았다.

아직까지 붙어 있는 잎들과 땅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있는 잎들을 번갈아 보며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달려있던 잎사귀를 하나를 떼어 보았다.

 

 

 

 

 

잎사귀가 두장 붙어 있었는데 맨 앞장은 실을 말아 동그랗게만 만든 모양이고,

앞장의 잎사귀를 떼니 그 뒷장엔 1cm 남짓한 애벌레가 실을 얇게 치고 동면하고 있었다. 

뒷면의 잎사귀는 실을 빼다 배고팠던지 야금야금 파 먹은 흔적들이 나 있었고,

앞장은 하나도 먹지 않고 바람막이 역할을 하게 하고, 천적으로 인한 습격에 대비해 2중 위장을 한

이 작은 애벌레의 영특함에 놀라 자리를 떠나지 못하였다.

 

 

슬슬 살살 떼어 보는 작은 아이.

작년 겨울엔 유독 춥기도 했고, 눈도 많이 내렸는데 이 작은 애벌레는 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번데기 형체가 아닌 애벌레 모습 그대로 동면한 건 처음 보는지라 여리디 여린 형체에 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깨워서 미안해 사과하며 위장술의 대가인 애벌레의 솜씨에 감탄하여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정 중앙에 자리 잡은 애벌레.

처음엔 위장술에 반하여 놀래다가 나중엔 저 작은 몸에서 나무줄기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실을 먼저 쓰고,

앞장의 오그라듬을 만들기 위해 실을 다 써서 정작 자기 집은 얇게 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놀래고 말았다.

오랜 경험 끝에 이 애벌레들은 이 나무를 택했던 것이고, 강바람에도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는 방법이

이보다 나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또 바뀌겠지만.

 

 

대롱대롱 잘도 매달려 있네 하며 윗부분을 확인해 보니까

잎사귀 두장을 나무줄기에 실로 단단히 연결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애벌레의 동면 순서

1. 나뭇잎 2장 윗부분을 나무줄기에 실로 단단히 연결한다.

2. 앞장의 양 끝을 실로 연결하여 오그라들게 만든다.

3. 힘을 다 쓴 애벌레는 뒷장의 잎사귀를 조금 파 먹고, 앞장과 뒷장을 맞붙히게 연결한다.

4. 자기가 동면할 곳에 실을 쳐서 마무리.

 

아고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구나. (•_•)

아이들과 관찰한 잎사귀들은 나무 틈에 잘 올려놓고 잘 자라 하며 인사를 건넸다.

 

 

따스한 봄날이 되면 어떤 곤충인지 확인도 해보고 싶고,

선선한 가을날이 되면 이 애벌레들이 집을 짓는 장면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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