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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리고 오늘

[유기견] 누룽지 밥 주기 3학년이 된 첫째는 격주로 2~3일 등교하며 줌 수업을 하고, 1학년이 된 둘째의 신학기 생활에 대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티스토리를 본의 아니게 잠시 접어두고 아이들과 동네 탐방을 다녔는데 떠돌아다니던 유기견 누룽지를 몇 번 보곤 하였다. 지난번보다 배가 더 홀쭉해져서 불쌍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이가 다이소에서 뭐라도 사서 주자고 한다. 간식 두 개 사서 누룽지야 하고 부르니 배가 엄청 고팠던 모양이다. 경계심을 갖은 채 서서히 다가와 오물오물 씹어 먹는데 딱딱한 건 먹다 벹고, 부드러운 간식만 연신 먹어댔다. 관광지인 우리 동네엔 유기견들이 심심찮게 발견되곤 한다. 그 강아지들은 혹시라도 주인들이 다시 나타날까 봐 버려진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근처를 맴도는데 이 누룽지는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정도.. 더보기
[소소한 취미] 뜨개질(코바늘) 도구들 / 뜨개질 수업 동네 지인분이 겨울만 되면 대바늘로 목도리며 카디건을 뜨시길래 나도 겨울만 잠깐 했다가 우연히 코바늘 영상을 보고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책을 보며 도안을 보고 정석으로 배웠어야 했는데 나중에 코바늘 책도 사고, 지인분이 두어 권 빌려 주셔서 도안이랑 친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영상을 보고 적었다가 이해가 안 돼서 영상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보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아직도 매직링을 뜨면 오그라들고 안예쁘게 나온다. 도대체 언제 즘 평평하게 떠질련지.. 코바늘은 대략 14개 정도 있는데 맨 끝에 청록색 테이프로 감아져 있는 코바늘은 어머님께서 쓰시던 코바늘이다. 손재주가 아주 훌륭하셔서 상인이 왔다가 기계가 했다고 안 사갔다는 훈훈한 미담도 남편에게 전해 들었다. 노란색 코바늘은 내가 얼마나 많이 떴.. 더보기
안녕 오리! 치즈!(일광욕 하는 고양이) 이 길을 오가며 몇 번이나 지나쳤던 강을 바라보는 오리는 어제 내 눈에 띄어서 이렇게 블로그에 올라오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게 보이는 녹슬음은 겨울의 운치와 잘 조화되어 차가워 보이지만 그 매력에 심취하여 여러 각도로 찍었는데 이 사진이 제일 나은 듯하다. 안녕 오리! 이 길을 따라가면 큰 은행나무가 보이는데 임신을 한 듯한 고양이의 다가옴에 아이들은 가져간 약과 조금만 달라고 해서 마지못해 손톱만큼 잘라주니 아이들은 다정한 목소리로 고양이를 부르며 이거 먹어 하며 바위에 올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사람들 손을 타서 그런가 도망도 안 가고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고양이가 살아가고자 택한 방법이 그 환경에서는 최선이었겠구나 생각하며. 안녕 치즈!(아이들이 붙인 이름) 나무에 붙은 팻말을 보았는데 이름이.. 더보기
통증 작년 5월에 동네에서 가까운 산에 온 가족이 등산을 다녀왔다. 나름 집에서 운동도 하고, 동네 산책으로 몸이 가벼워져서 등산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일까? 올라갈 땐 몰랐는데 내려올 때 내 다리는 나의 체중을 감당하기에 너무 약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산 후 편의점에서 간식을 고르는데 생천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 왼쪽 무릎에서 느껴졌다. 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할 정도로 강한 통증이었고,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는데 문제는 다음날도 온 가족이 걷는다고 따라나섰다가 오른쪽 무릎의 두배로 부어서 절뚝거리며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찜질해서 붓기 가라 앉히고, 한의원에 가서 침 맞았는데 다시 부어서 정형외과에 갔다. 엑스레이상에도 아무 이상이 없어 관절액을 뽑으시더니 피가 .. 더보기
나무야 잘가 김장 때 비료포대에 대파를 담아왔는데 같이 상경한 민달팽이. 날씨가 추워서 당분간 집에서 기르다가 봄이 되면 자연으로 돌려보낼 생각으로 아이들이 나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었다. 오늘 아침에 큰아이가 나무가 없어졌다며 찾길래 화장실 가는 길에 거무티티한 게 보여서(안경을 안 쓴 채 보니) 뭐지? 고구마 말랭이인가? 생각하고 다녀왔더니 큰아이가 나무가 말라죽었다며 가리켰다. 둘째 아이는 나무집에 있던 말라비틀어진 사과 껍질을 가지고 안방으로 갔다가 다시 나와서 나에게 보여 주며 나무는 오이 양상추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힘없이 말하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더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하였다. 말라서 죽은 나무를 보고 충격도 받고, 다큐로만 보던 죽음을 집에서 실제로 실감을 하니 더 슬펐었나 보.. 더보기
고시원 대학교 4학년 2학기 때 취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서울에 위치한 무역회사에 면접을 본 뒤 합격여부를 듣고 여쭤봤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나 서울 가도 되냐고 하니 가라며 아주 흔쾌히 보내주신 울 엄마. 워킹홀리데이 준비하고 있던 오빠, 대학교 3학년 1학년인 둘째와 막내. 가게에 일도 많았고 돈도 많이 들던 그때 고시원 한 달치 방값을 주시며 많은 형제자매에 본인의 꿈을 못다 펼친 애환을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으셨던지 난 그렇게 백팩 하나 메고 양손에 종이팩 하나씩 들고 서울로 상경할 수 있었다. 그때의 용기와 패기는 어디서 나왔는지; 첫 번째 고시원에선 두어 달 살았는데 회사에서 5분이 채 안 걸렸고 딱딱한 침상 침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내 공간을 처음으로 가졌다는 설레임에 너무 좋아서 작디작은 창문.. 더보기
물미에서 여긴 물미라는 작은 동네인데 남편이 직장 동료분들과 자주 낚시를 하러 가는 곳이었다. 남편이 그분들과 몇 번 다니다가 가족과 함께 움직이자고 해서 작년에 여러 번 다녀왔었다. 구비구비 구부러진 산길을 타고 올라가면 작은 동네가 나오고 큰 강물 쪽에선 수상스키 가게가 있고 우린 그 강물이 안쪽으로 드나드는 곳에서 놀곤 했다. 이 날은 모내기가 끝난 어느 날이었는데 아이가 더웠는지 윗옷을 벗어던지고 물에 빠질세라 양팔로 균형을 잡으며 논두렁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모내기하기 전에 로터리를 쳐 놨는데 작은 웅덩이에 새까맣게 모여 줄어드는 물을 아쉬워하는 올챙이들과 모기유충들을 보며 아이들이 저 강물에 있는 물 퍼다 주자며 안타까워했던 기억도 난다. 황소개구리도 보았고, 향어도 보았고 빈번하게 보았.. 더보기
팥칼국수 보글보글 팥칼국수 ♡ 부모님께선 농작물을 추수하시기에도 바쁘신데 팥을 털어 자식들에게 올려 보내 신다. 이쁜 팥을 고르실 시간은 없으심을 알기에 나는 가족들과 열심히 돌이며 벌레 먹은 팥을 골라내었다. 올 가을엔 고르기 2번을 했더니 팥 고르기 신동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팥 부자가 되어서 두 번 해서 동네 엄마들과 나눠 먹고, 세 번째 한 팥은 진한 앙금을 만들어 한 끼 먹을 양만 얼려두었다. 칼국수 사 와서 물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전 과정의 수고스러움은 한 숟가락의 팥 국물을 입에 넣는 순간 없어지는 것만 같았다. 소금, 설탕의 조화와 김치의 칼칼함까지 더 해져서 온몸을 덥히고도 남을 정도로 팥의 기운은 정말 대단했다. 음식이나 재료들을 나눔 하면 감사 표현이 인색한 분들이 더러 있는데(필요한 것만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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